가을 無心 가을 無心 서늘한 바람이 억새꽃을 휘감고 돌아 강물을 적시고 얼굴을 스치더니 지그시 감은 눈을 뜨게 합니다 영영 그대로일 듯이 거기 그대로 짙어만 가던 초록의 나뭇잎들이 점찍듯 노랑과 갈색 붉은 빛을 띠어가고 하늘은 아직 구름사이로 푸르기만 한데 높아져가는 하늘엔 해도 점점 멀어져 갑니다 돌아보면 바로 거기인데 멈추지 않는 무심한 세월이 청록의 여름일 줄만 알았던 나를 금세 가을로 데려와 버렸습니다 (2020년 10월 안양천에서...) 푸른솔의 시 2020.11.12
바람과 서시 바람과 서시 물빛 파란 하늘엔 태양빛이 가득 봄볕으로 눈부신데 바람이 붑니다 나무가 흔들립니다 꽃잎이 떨어지며 흰 눈처럼 흩날립니다 너무도, 너무도 싱그러운 신록인데 생동하는 가지엔 파릇 파릇 초록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러나 마음은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윤동주의 서시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어느 바람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와 공정이 바르게 서도록... (2020년 4월 안양천에서...) 푸른솔의 시 2020.05.15
꽃은 바람에 떨어지지 않는다 꽃은 바람에 떨어지지 않는다 꽃은 바람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삶의 힘을 물과 빛에서 얻고 열매를 맺기 위해 바람을 견디고 때를 기다립니다 씨는 썩음을 흙에서 생명의 싹으로 바꾸고 새싹은 꽃을 피우기 위해 세찬 비와 뜨거운 태양을 견딥니다 꽃은 바람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삶을 시.. 푸른솔의 시 2018.03.16
여행 여 행 미지의 세계로... 꿈을 향해 길게 이어진 은빛 철길 햇살 눈부신 아련한 곳에서 서로 만날 듯 휘어져 사라지고 오랜 세월 기름 찌든 침목에서 올라오는 고상한 기차내음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하늘 향해... 수줍은 코스모스 꽃잎 흔들어 바람에게 미소 짓고 하늘을 가르.. 푸른솔의 시 2018.03.16
행복 행복 삶의 궁극적 목적이 행복이라는데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행복은 어디에 숨은 것일까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는다 파랑새 행복 구름 같은… 강물 같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기절초풍 행운의 로또당첨 갈채와 인기에 둘러싸인 스.. 푸른솔의 시 2016.01.28
한 조각 구름 한 조각 구름 하늘을 거울 하여 얼굴 담으면 마음은 한 조각 구름 생각이 두루 물빛 하늘인데 어디서 흘러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공허한 맘 접어두고 잠시 머물러 세월이 아무리 아득해도 돌아보면 저만큼 한줄기 애틋한 희열을 찾는다. 하늘 끝 저 산마루 오묘한 신비 화려하게 피어나.. 푸른솔의 시 2013.01.21
사랑이 없으면, 초심 사랑이 없으면 사랑이 없으면 믿음은 죽은 믿음이 됩니다. 사랑이 없으면 정의도 진실도 거짓이 됩니다. 사랑이 없으면 정직과 선함도 위선이 됩니다. 사랑이 없으면 겸손도 교만이 됩니다. 사랑이 없으면 전도와 봉사도 자기만족을 위한 허사가 됩니다. 사랑이 없으면 순교도 자기욕망.. 푸른솔의 시 2011.06.20
잃어버린 고난의 십자가 외1 잃어버린 고난의 십자가 예수님이 지신 고난의 십자가는 한낱 장식품이 되어 사람들의 목에 걸리우고 뜻 없이 그저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우리는 이제, 주님의 고난의 십자가를 잊고 산다 스쳐버린 전설이 아닌 다음에야 긴 세월을 돌아온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관심 밖의 남의 이야.. 푸른솔의 시 2011.06.20
눈 외4 눈 하얀 눈이 내립니다 대지위에 소복이 쌓입니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덮습니다 다투고 아우성치던 소리가 숨습니다 온 도시가 감추어지고 그토록 분요하던 세상이 흰눈 속에 숨습니다 그리고 고요함 평온함 참으로 깨끗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1990.1.6) 숙녀에게 꽃의 소망으로 난 몰래 간.. 푸른솔의 시 2011.06.20
내 마음에 핀 사랑은 외4 내 마음에 핀 사랑은 청아한 봄날 물빛 도는 하늘아래 화사한 민들레는 그대의 모습입니다 노랑 빛 소망담은 꽃잎들을 온 누리에 뿌려 보고픈 소녀 같은 마음은 그대의 마음입니다. 비눗방울 흩날리며 마냥 웃어대는 해맑은 얼굴은 그대의 얼굴입니다 밤하늘 별을 보고 달을 보고 먼 동.. 푸른솔의 시 2011.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