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솔의 시 16

가을 無心

가을 無心 서늘한 바람이 억새꽃을 휘감고 돌아 강물을 적시고 얼굴을 스치더니 지그시 감은 눈을 뜨게 합니다 영영 그대로일 듯이 거기 그대로 짙어만 가던 초록의 나뭇잎들이 점찍듯 노랑과 갈색 붉은 빛을 띠어가고 하늘은 아직 구름사이로 푸르기만 한데 높아져가는 하늘엔 해도 점점 멀어져 갑니다 돌아보면 바로 거기인데 멈추지 않는 무심한 세월이 청록의 여름일 줄만 알았던 나를 금세 가을로 데려와 버렸습니다 (2020년 10월 안양천에서...)

푸른솔의 시 2020.11.12

바람과 서시

바람과 서시 물빛 파란 하늘엔 태양빛이 가득 봄볕으로 눈부신데 바람이 붑니다 나무가 흔들립니다 꽃잎이 떨어지며 흰 눈처럼 흩날립니다 너무도, 너무도 싱그러운 신록인데 생동하는 가지엔 파릇 파릇 초록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러나 마음은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윤동주의 서시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어느 바람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와 공정이 바르게 서도록... (2020년 4월 안양천에서...)

푸른솔의 시 2020.05.15